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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의 주인공들

by 토아일당 2015. 3. 19.

KBO2014 9개팀 추가진루에 따른 효과의 분석 

누가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가장 잘했을까?



도루가 주루플레이의 전부는 아닙니다.  오히려 타격 상황에서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주루플레이는 보통의 야구기록에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누가 또는 어떤 팀이 이런 야구를 좀더 잘 해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빠른 주자의 잇점을 체감하는 가장 대표적인 순간은 주자를 2루에 둔 타석에 단타가 나왔을 때입니다.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지 못하고 3루에 머문다고 해도 다음 타석의 결과에 따라 득점을 올릴 수 있기는 하지만 예를들어 주자12루에서 일단 한점을 득점하고 느긋하게 다음 타석을 지켜보는 것과 득점을 올리지 못한 만루 타석에서 병살타 걱정에 마음을 졸이는 것은 적어도 확실히 차이가 큽니다.


단타 상황에서 2루주자의 득점이 주루플레이 전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일부입니다.  그리고 나머지의 전체적인 주루플레이를 능력을 가늠하는 참고자료 정도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단타]에서 2루주자 득점성공율이 가장 높았던 팀은 SK와이번스


KBO14시즌 동안 9개팀 중, 1루타 조건에서 2루 주자의 득점성공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72.0%로 SK였습니다.   다음으로는 거의 비슷비슷한 득점성공율을 기록한 두산, 넥센, 롯데가 뒤를 잇습니다.  

가장 낮은 2루주자 득점성공율은 기아인데 56.6%에 불과했고 젊고 빠른 팀이라고 예상했던 NC가 의외로 뒤에서 두번째인 59.4% 였습니다.


그런데, 단타 상황의 2루주자 득점은 아웃카운트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주자의 타구판단과 스타트 타이밍의 차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타격과 동시에 주자가 출발하게 되는 2아웃 상황을 제외하고 볼 때, 0아웃 상황에서 2루주자 득점성공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롯데이고 1아웃 상황에서 가장 높았던 것은 SK입니다.  


리그 전체로는 0아웃 조건에서 51.8% 1아웃 조건에서 56.7%로 절반을 약간 넘습니다.  대신 2아웃 상황이 되면 84.4%로 꽤 높아집니다.   단타 시 2루주자 득점율 최하위 기아는 2아웃 조건에서도 유독 낮은 68.4%의 성공율 밖에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주자2루에 안타가 나왔을 때 득점성공율은 의외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2아웃 이후가 아닐 경우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선수 개인별로 볼 때, [2루주자상황+단타] 의 빈도가 10번 이상이었던 선수를 대상으로 했을 때 리그  전체에서 100% 득점성공율을 기록한 선수는 기아의 이대형과 SK 임훈 2명입니다.   다만 주자들 개인의 통계 역시 2아웃 이전 상황과 나머지 상황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팀별 통계에 비해 선수 개인별 통계는 샘플 사이즈가 휠씬 더 작기 때문에 상황의 아웃카운트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게 분명합니다. 

우선 아웃카운트 전체 상황에서, 2루주자로서 단타때 득점을 성공시킨 비율의 순위입니다.


100%의 득점성공율을 기록한 2명의 주자 - 이대형, 임훈


전체 아웃카운트에서의 순위는 선수 개인의 주루플레이 능력보다 그 선수의 주루 상황 아웃카운트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2아웃 2루의 주루상황이 많았던 선수가 아무래도 좀더 유리합니다.  성공율 100%를 기록한 이대형의 경우 10번 중 0/1아웃 조건이 7번 2아웃 조건이 3번이었고 임훈은 0/1아웃이 6번, 2아웃이 6번이었습니다.


2아웃 이후의 주루플레이를 제외하고, 0아웃/1아웃 조건에서 2루에 있다가 득점에 성공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2루주자+단타 상황의 빈도가 10번 이상이었던 선수를 대상으로 뽑습니다.  전체 100% 성공율이었던 이대형과 임훈은 이 조건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최고의 2루주자(?)는 정수빈, 손아섭, 오지환 


100% 성공율을 기록한 선수는 없습니다.  두산 정수빈이 16번의 기회 중 아쉽게도 1번이 빠진 15번 득점에 성공해서 93.8% 로 1위입니다.  다음으로 손아섭, 오지환, 김주찬, 전준우 등입니다.  김현수는 약간 의외인데 느려보이는 편견과 달리 꽤 빠른가봅니다.


2아웃 이전일 경우, 단순히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타구의 판단에 따른 빠른 스타트가 득점의 관건일 수 있기 때문에 0아웃/1아웃 상황의 득점성공율이 높은 주자들이 어쩌면 더 뛰어난 주루플레이를 하는 주자일 수도 있겠습니다.  


전체 아웃카운트 기준으로 2루 주자로서 가장 득점성공율이 낮았던 것은 뒤에서부터 홍성흔, 최준석, 한상훈, 김태군, 테임즈 순입니다.  이들의 득점성공율은 36%-42% 사이에 있습니다. 


2아웃 상황을 제외하고 0아웃/1아웃 조건으로만 가장 낮은 득점성공율을 기록한 것은 최형우입니다.  10번의 기회 중 단 2번만 홈에 들어왔습니다.  그 위로는 문우람, 김태균, 이진영, 이승엽 순입니다.  이들의 득점성공율을 20%-40% 사이에 있습니다.


물론 이런 통계는 선수 개인을 기준으로 할 때 샘플사이즈가 너무 작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력을 가지는 통계는 아닙니다. 상황의 아웃카운트도 그렇고, 같은 1루타라 해도 서로 다른 타구의 위치, 상대 외야수의 송구능력 같은 것의 영향이 충분히 희석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팀 전체로보면 시즌 전체로 최소 100회 이상의 주자2루+단타 상황이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참고할 만한 통계를 얻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단타가 나왔을 때 2루 주자의 득점성공이나 나머지 주자들의 추가진루로부터 얻은 득점이익이나 득점손실은 작으면 2-3점, 많으면 15점 정도로 계산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주자2루+단타 상황의 득점성공율만을 고려한 것이라서 홈으로 달린 주자 말고 다른 베이스 위의 주자 상황이나 또는 주루사 같은 것도 계산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발야구의 결과로 얻은 점수와 잃은 점수: SK는 +28.2점 NC는 -14.4점


가장 나은 방법은, 타격 전후의 베이스와 아웃카운트에 따른 기대득점 변화를 보는 것입니다.  

주자1루+단타에서 12루 상황으로 변할 수도 있고 13루 상황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단타 후의 기대득점은 주자12루보다 주자13루 쪽이 더 높을 것입니다.  단타 상항에서 2루주자가 3루에 머물러 주자13루가 되면 이것은 1득점+주자1루 에 비하면 기대득점이 낮지만 홈플레이트로 달려 득점을 노린 주자가 아웃당한 것보다는 휠씬 높은 기대득점 상황을 남깁니다.



이것은 KBO 2014시즌 9개팀의 공격 시, 1루타 또는 2루타가 나왔을 때 그 이후의 기대득점변화(REA)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표의 값은 리그평균대비 기대득점변화가 크거나 작은 정도입니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가 1루타와 2루타 상황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해도 이 두가지 상황의 비중이 가장 크긴 할겁니다.


표의 값이 큰 것은 예를들어 1루타나 2루타가 나왔을 때 주자들이 리그평균보다 더 많이 진루한 것이고, 값이 작거나 마이너스인 것은 적게 진루했거나 주루사를 당한 것을 뜻합니다.  1루타 상황에서 주루플레이의 결과로 가장 많은 추가득점 또는 추가득점기회를 만든 것은 넥센이고 2루타 상황에서는 SK입니다.


1루타와 2루타를 종합할 경우, SK가 리그평균대비 추가진루를 통해 얻은 시즌 전체 득점효과는 28.2점 정도, 반대로 추가진루실패를 통해 가장 득점효과손실을 본 것은 NC로 -14.4점입니다.  

득점 10점이 승수로 1승 정도의 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SK는 +2.8승 이득을 NC는 -1.5승 정도의 손실을 봤습니다.  [승차]로 생각한다면 각각 5할 대비 3.6경기 플러스와 3경기 마이너스 정도가 되겠네요.  


결국 KBO14시즌 기준으로 1루타,2루타 상황만 고려했을 때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의 실행정도에 따라 가장 성공적인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6.6게임차 정도의 격차가 생깁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크다고 볼 수도 있고 작다고 볼 수도 있는 차이인데, 10승급 선발투수의 대체선수대비 기대승수가 보통 WAR 3.0 정도라고 보면 10승투수 2명 분의 격차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 분석은 그러나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1. 희생플라이 득점, 내야땅볼 때의 병살회피, 타자주자 스스로의 추가진루 같은 것을 고려하지는 못했습니다.

2. 파크팩터의 영향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예를들어 외야가 좁은 구장을 쓰는 팀의 경우 아무래도 1루타, 2루타 상황에서 주자들의 추가진루가 좀더 어려웠을 것입니다.

3. 1루타/2루타 시점의 베이스/아웃 상황이 팀마다 아주 크게 달랐다면 그것이 결과를 부정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면에서는 충분히 참고할 만한 결과입니다.

1. 선수 개인의 주루플레이 통계나 주자2루+단타에 한정지은 통계와 달리 1루타, 2루타 상황 전부에 대한 통계는 리그 전체로는 10000번 이상 그리고 팀별로도 1000번에서 1100번 정도의 발생빈도가 있습니다. 따라서 타구의 위치나 상대 외야수의 수비능력 같은 불균등한 요인들은 어느정도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팀 마다 주루플레이는 공격적인 혹은 좀더 안전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일 수 있기 때문에, 위의 분석결과만 가지고 어떤 팀이 주루플레이를 더 잘한다고 단정짓기는 무리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 베이스 더가는 야구" 즉 같은 타석결과에 따른 추가진루 차이가 한 시즌동안 어느정도의 격차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해서는 의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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