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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제임스와 빌리빈의 역사적 첫 만남

by 토아일당 2015. 9. 30.


지난 10년 또는 20년동안 메이저리그를 변화시킨 혁신이 무엇이냐를 꼽을 때 세이버메트릭스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리고 이 혁신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을 꼽는다면 역시 빌 제임스와 빌리 빈을 빼놓을 수가 없다.


빌제임스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창시자라고 불릴 만한 인물이고, 빌리빈은 그것을 메이저리그 구단운영에 도입해서 2배나 3배쯤 더 많은 돈을 쓰는 경쟁자들과 맞서며 이 아이디어가 흥미롭고 혁신적일 뿐 아니라 얼마나 실용적인지 직접 증명한 사람이다.


그에 비하면 이 둘은 의외로 접점이 적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한 무대에 섰던 적도 없었다.  어쩌면 기념비적이라 할 이 둘의 첫번째 만남은 의외의 장소에서 실현되었다.  유명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NetSuite가 주최한 컨퍼런스 중 “The Business Game of Moneyball” 에 대한 발표 무대였다.  장소가 심지어 뉴욕증권거래소. 


* 아래는 월스트리트저널 및 다른 몇개 매체에서 소개된 인터뷰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맥락과 내용을 제가 편한 말로 옮겼습니다.  직역은 못되지만 그래도 없는 말을 덧붙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혹시 잘못된 것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요.)    



제임스 : 당신 덕분에 제가 떴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빈 : 늘 말했던 것처럼 제가 한 건 없습니다.  그냥 공짜로 가져다 쓴 것 뿐이라 민망합니다. 


두 분은 잘 아는 사이입니까?

제임스 :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닙니다.  그냥 안면이 있는 정도 입니다. 

빈 : 영혼의 친구?  세상을 보는 관점에서 그렇습니다.


빈씨, 빌을 고용하려고 한 적은 없습니까?

빈 :  24시간 쯤 함께 일할 뻔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레드삭스에 옮길 뻔 했을 때.  다만 저는 오클랜드로 돌아왔고 빌은 레드삭스에서 일하게 되었죠.


예전과 달리 잘나가는 세이버메트리션들은 대부분 구단에 고용되고 있습니다.  공유되고 개방된 것들이 패쇄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  그런 것들이 퇴보를 가져올 것이라는 걱정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제임스 : 저는 공유되고 개방된 환경이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런 조건이라면 잘못된 것들이 수백만명의 사람들에 의해 정정되고 또 더 좋은 것으로 대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드삭스 내부에서 일할 때  “이런 것을 대중들이 알면 좋겠는데”라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멋진 것들은 대체로 공유와 개방 속에서(=in public view)에서 만들어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빈 : 오픈소스 같은건가요?

제임스 : 예

빈 : 저도 동의합니다.  그건 일종의 self-correcting 입니다.  뭔가를 찾아내고 그걸 포스팅하면 잘못된 점을 지적해주고 또다른 접근방법을 제안해줄 동료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오픈소스 상황이라는 것은 대체로 서너명이 자기들끼리 어떤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 시도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입니다.


예전에는, 구단 밖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구단 안에서 만들어진 것보다 휠씬 나았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역전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빈 : 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달라진 것은 투명성입니다.  지금은 실적이 우선입니다.  "최고"들이 이제는 구단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달랐습니다.  그때는 “난 선수출신이고 그러니까 난 자격이 있어”같은 식이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요즘 메이저리그 구단은 애플이나 구글과 인재들을 놓고 경쟁합니다.  그 정도 급의 인재들이 구단에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세이버메트릭스가 경기운영을 더 개선시킨 것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경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을까요?

제임스 :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만들어내고 그것은 팬들을 야구와 연결시킵니다.  야구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문화에서라면 팬들은 야구에 대한 관심도 적습니다.  더 많은 정보와 지식를 그들이 만나게 될 때 그들은 야구에 대해 더 많은 흥미를 갖게 될 가능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인생의 대부분을 팬의 입장에서 살아왔고 지금도 그런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는 레드삭스에서 일하고 있고 어떤 보스턴 팬들이 이제는 저를 욕하며 잠들게 되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빈 : 야구팬들 중에도 서로 다른 세대가 있습니다.  분석과 숫자에 관심이 있는 그룹이 생겨났습니다.  그들은 다양한 정보와 분석을 즐깁니다.  


새로운 진보가 있었습니다.  피치프레이밍이나 수비시프트 등과 관련된.  더 많은 새로운 데이터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빈 :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놀랍습니다.  다만 약간 경기외적인 부분과 연결된 것일 수도 있는데, 예를들어 부상이나 의료적인 것 처럼.  사실 헬스케어 쪽에서도 빅데이터는 사용됩니다.  야구나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상은 언제나 난데없이 찾아옵니다.  절대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데이터들이 그런 것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해주거나 최소화시키고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뭔가 성과가 있습니까?  아니면 아직은 그냥 궁리중인 상태입니까?

빈 : 아직은 해보는 단계입니다.  데이터가 많다고 해도 여전히 의료기록 같은 것을 활용하는데는 제약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시도가 뭔가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analytics가 결국 기반이 되어줄겁니다.


빌, 뭔가 새로 계획 중인 것이 있습니까? 

제임스 :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하고 준비하는 경우가 많지는 저는 그런 편은 못됩니다.  그냥 하고 싶은걸 하다가 우연한 기회를 잡았을 뿐입니다.  눈을 가린 말 같다고 해야할까요?  그냥 앞으로 걸어가는 중이고 사람들이 저에게 당근을 주었을 뿐입니다.   

빈 : 엥?  그런거였어요?  당근만 주면 되는 거였어요?  그런 줄 알았으면 진작 당신을 우리팀으로 모셔왔을텐데.



그들의 발표 자체는 대체로 빅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대한 일반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해서 발표내용보다는 야구와 좀더 관련된 인터뷰 중심으로 옮겼습니다.  야구스러운 몇가지 내용을 추가로 붙이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cio.com 과 inc.com 등을 참고합니다.  


케미스트리를 측정할 수 있을까요?

빈 : 우리는 대체로 케이스트리가 좋은 팀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나쁘면 케미스트리도 나빠집니다.  케이스트리란건 있습니다.  하지만 팀이 잘 돌아갈 때 따라오는 부산물에 가깝습니다.  잘 안되는 팀은 케미스트리도 나쁩니다.

제임스 : 케미스트리라는건 허상은 아닙니다.  그런 것은 실제로 있고 가치있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측정할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어떤 시즌에 케미스트리에 크게 공헌한 선수가 다른 시즌에는 반대로 케미스트리를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성공에 대한 결과론 같은 면도 있습니다.

빈 : 게다가 누군가가  케미스트리를 잘 만든다는 것이 확실히 밝혀지고 증명되고 나면 그때는 이미 너무 비싸져서 우리는 살 수 없게 될 겁니다. (농담)


피치프레이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누군가는 그런 것을 전부 측정하고 계량화할 수 있다고 말하고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반대로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의 중요성을 지지하는 쪽도 있습니다. 

빈 : 만약 모든 걸 측정할 수 있다면 예, 계량화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 수가 없습니다.  피치프리에밍?  게임콜?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해도 그 데이터 자체가 인간적인 요소들을 이미 포함합니다.  그런 것이 오차를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새로운 과제는 뭘까요?

제임스 :  어떤 산업이든 이미 만들어진 성과를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만약 앞으로의 성과를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굉장한 일이 될겁니다.  유망주의 포텐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이 되겠죠.

빈 : 우리는 주식을 살때 당연히 미래가치를 보려고 합니다.  과거에 어떤 실적을 냈는지는 아무도 관심 없습니다.  


빌제임스와 빌리빈의 만남이라는 이벤트 밸류에 비하면 야구가 아니라 빅데이터와 의사결정에 관한 주제가 부각되는 자리였기 때문인지 구체적이고 선명한 주제들이 다루어지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다만 여전히 전선에 서 있는 두 거물이 최근의 세이버메트릭스 경향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지 들어볼 수 있는 자리였다는 면에서는 나름 흥미진진 합니다. 



참고

http://www.wsj.com/articles/a-discussion-with-baseball-revolutionaries-billy-beane-and-bill-james-1442854375

http://www.cio.com/article/2985334/data-analytics/how-data-finds-the-truth-in-baseball-and-in-business.html

http://www.inc.com/ilan-mochari/baseball-competing-with-apple-google-analytics-talen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