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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아일당Notes

루이 티안트, Lost Son of Havana

by 토아일당 2019. 7. 14.

하바나의 잃어버린 아들 (Lost Son of Havana)

 


쿠바출신의 루이 티앙(Luis Tiant)는 MLB통산 229승, ERA 3.30 을 남긴 보스턴레드삭스의 레전드입니다. 영화는 50년만에 고향에 돌아간 그의 이야기입니다.

2013년 이전까지 그들은 미국에서 야구를 하려면 망명을 선택해야 했고 이후로는 쿠바 땅을 밟을 수 없게 됩니다. 다시는 고향에 돌아갈 수 없고 가족도 친구도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유승준은 한국에 돌아올 수 없게 되었지만 남겨놓은 가족도 없으며 혹여 있다 해도 미국에서라면 만날 수 있겠지만, 국교가 단절된 미국와 쿠바 관계에서는 망명과 탈출이 아니라면 영원히 무엇도 불가능할겁니다)

영화는 야구, 가족, 세월, 고향 같은걸 다룹니다. 

그런데 (어쩌면 영화의 주제와 좀 달리) 피부가 검은 쿠바출신선수들이 마이너리그에서 야구를 하던 시절(1900년대 초중반)에 관한 이런 저런 인터뷰에 묻어있는, "야구에 관한 태도" 가 참 인상적입니다. 

--- 대사가 정확히 이랬다는게 아니라 맥락 상 대충 :

"그땐 여기저기서 [야구]를 했습니다. 한 경기를 하면 OO센트를 받았죠. 하루에 두경기를 할 때도 있었죠. 하지만 그걸로는 생활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다른 일도 해야 했어요. 하지만 난 [야구]가 좋았어요. 그걸로 돈을 벌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죠."

본격적으로 야구를 한다는 것은 애당초 [야구선수가 되기]라는 전제가 깔린 문화 속에 살아온 제게는 왠지 낯선 느낌이었습니다. 저 위에 [야구]라는 단어 대신 [음악] 이라든가 [춤] 이라든가 [그림] 같은 것을 넣어도 하나도 안 어색할 것 같은, 아니 오히려 그래야 더 자연스러울 것 같은 감각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음악이나 춤, 그림을 음악가, 댄서, 화가의 것이라 여기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냥 누구나 좋아하고 즐기는 문화이고, 오히려 예외적인 누군가는 그걸 직업으로 삼게 되죠. 가난한 직업일 수 있지만 재능과 열정이 남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 중 가끔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는 사람도 있긴 하죠. 

쿠바인들에게 [야구]는 그런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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